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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심윤조 새누리당 재외국민위원장

기사입력 2014.12.24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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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심윤조 새누리당 재외국민위원장 30년 넘게 외교관으로 뛰며 재외동포와 소통…'준비된 위원장' "원스톱 서비스하는 재외동포청 필요…현재 정부와 협의 중"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여·야당에는 720만 재외동포를 전담하는 기구가 있다. 새누리당은 재외국민위원회, 새정치민주연합은 세계한인민주회의를 설치했다. 

새누리당은 지난 8월 심윤조(60, 사진) 의원을 재외국민위원장에 임명했다. 안경률·조진형(전 의원)·서병수(부산시장)·홍문종·원유철 의원에 이어 6번째로 이 자리에 올랐다. 전임 위원장들이 대부분 3선 이상의 중진인 것에 비하면 심 의원은 초선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진 것이다.

임명 당시 새누리당에서는 그가 30여 년 동안 전 세계 외교 현장에서 뛴 외교관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해 중책을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심 의원도 "외교관 생활을 통해 보고 듣고 배운 경험을 토대로 동포사회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꾸준히 정책 발전을 이루겠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위원장직을 맡은 지 4개월 정도 흘렀다. 기간이 오래되지 않았고, 아직은 관련 법안을 발의하지도 않아 위원장으로서의 업무 수행 실적을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재외동포들은 대체로 '합격점'을 주고 있다. 재외동포가 있거나 관련 행사가 열리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얼굴을 내밀고 악수하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심 위원장은 행사장만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새누리당 재외국민위원회가 지금까지 발의한 국적법 개정안 등 여러 법안을 꼼꼼히 챙기고,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앞장서서 뛰고 있기도 하다. 

23일 국회의원 회관 906호실에서 만난 심 위원장은 재외동포가 그간 보여준 '나라 사랑'에 대한 감사의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재외동포 가운데 많은 분이 어려울 때 해외에 나가 자수성가했습니다. 그들은 애국심이 투철하고, 나라가 소중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요. 이들의 나라 사랑은 감복할 만합니다. 특히 재일동포들이 대사관과 영사관을 합해 모두 10곳의 공관과 관저를 헌납한 것은 나라 사랑의 표본입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재외동포들이 보여준 사랑에 고마운 마음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재외동포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면서도 내국인과의 형평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그는 재외동포들이 꾸준히 요구해온 '재외동포청' 설립에도 긍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재외동포들이 한곳에서 교육, 세무, 병무 등의 행정 민원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원스톱(One Stop) 서비스를 시행하려면 재외동포청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한글 교육은 외교부와 교육부, 한인회관 건립은 문화체육관광부, 병역은 국방부 병무청, 출입국 관리는 법무부 등에서 각각 맡아 처리하고 있습니다. 이런 흩어진 기능을 한데 모아야 합니다. 새누리당은 그런 의미에서 재외동포청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논의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 측과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외교부는 적극적으로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심 위원장은 '어느 나라, 어느 곳에 있어도 당신은 대한민국의 소중한 국민입니다'라는 새누리당 재외국민위원회의 슬로건을 소개하면서 "모든 동포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인식으로 동포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 중앙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77년 외무고시에 합격해 미국 시카고 영사, 일본 1등 서기관, 외교부 동북아 1과장, 장관 보좌관, 미국 참사관, 대통령실 외교통상 비서관,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주포르투갈 대사, 차관보, 주오스트리아 대사를 거친 정통 외교 관료 출신이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 갑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돼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의 제1부원장,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 새누리당 제2정책조정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다음은 30년 넘게 외교관으로 뛰며 재외동포와 소통해 '준비된 재외국민위원장'이라는 이야기를 듣는 심 의원과의 일문일답.

-- 새누리당의 재외국민위원장 교체가 빈번하다는 지적이 있다.
▲ 지적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잦은 교체가 있었다. 당(黨)마다 사정이 있게 마련이다. 바뀐다고 동포 정책을 소홀히 하거나 무시한 것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이 지금까지 내놓은 정책만 보더라도 동포들의 희망 사항이 많이 반영돼 있다. 

-- 지난 대선 때 재외국민 선거에서는 야당에 패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성곤 의원의 역할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견해도 있다.
▲ 김 의원은 9년 동안 새정치민주연합의 세계한인민주회의 수석부의장을 맡아 활동했다. 친분도, 네트워크도 쌓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표로 연결되었다는 분석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우리는 재외동포 유권자들이 투표하는 데 어려움이 많아 참여가 너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선거인 등록을 하고, 투표하는 데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던 것이 사실 아닌가. 영주권자가 투표하기가 불편한 제도이다. 그래서 우리는 불편한 제도를 개정하자고 나선 것이다.

-- 초선 의원이 재외국민위원장에 임명된 까닭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임명권자에게서 직접 설명을 들은 바는 없다. 해외에 나가 재외동포와 만난 30년 넘는 외교관 경험을 정책에 반영해 보라는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 고국의 발전을 위해 머나먼 타국에서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하는 700만 재외동포의 권익 증진을 위해 일하는 막중한 자리인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일하고 있다.

-- 현 시점에의 재외동포 사회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 불편한 선거제도 개선, 이중국적 확대, 모국 투자를 지원하는 방안, 과세 문제 등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에 관한 여러 가지 안을 국회에 보내왔다. 입법에 반영할 계획이다. 현재 우리는 이중국적 부여 시기를 만 65세 이상에서 55세로 낮추자는 안을 내놨다. 정부는 단계적(65→60→55세) 부여를 주장하고 있어 절충점을 찾고 있다. 그러나 야당은 병역만 해결하면 모든 이에게 다 적용하자는 좀 파격적인 안을 제시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 미래 발전의 큰 축인, 동포 자녀의 정체성 유지를 위한 교육 문제라고 생각한다.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함양하고 모국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정립하기 위한 재외동포 자녀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에 비해 정부 지원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교육 문제에 관해서는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원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 내년에 집중할 정책도 한글 교육이라고 들었다.
▲ 나라마다 사정이 다르다. 결국 한국인이라는 뿌리를 잊지 않고 정체성을 유지하려면 한글을 공부해야 한다. 원래 미국이나 대부분 지역의 한글학교는 자생적으로 탄생한 것이다. 한글학교 한 곳당 내년 기준으로 1년에 5천 달러 정도 지원한다. 조금 늘긴 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다. 교재도 부족하다. 예산 때문에 정부 지원 한국학교도 더 세우기가 어렵다. 재일동포 사회는 특히 심각하다. 한글을 제대로 배울 곳이 없는 상황이다. 총련계 학교에 다니는 학생 60%가 한국 국적의 민단계이다. 총련계 학교는 정식학교가 아니어서 북한식 교육을 받고 있다. 이는 정체성을 찾는 데 굉장히 문제가 된다. 민단계 한국학교는 도쿄, 오사카 등지에 4개밖에 없다. 그나마 도쿄를 제외하고는 일본의 법에 따라 설립된 학교이기에 일본학교의 커리큘럼에 따라 배워야 한다. 그래서 한글 교육은 과외수업처럼 받고 있다. 그러니 졸업을 해도 한글을 잘하지 못한다.

-- 민단 지원 예산이 80억원인데, 한글교육에는 투입되지 않고 있나.
▲ 그동안 자녀 교육에는 투자하지 못했다. 지원금으로 해결할 사안이 아니다. 일부 지방 민단이나 총영사관이 주말에 한글학교를 운영하지만 숫자도 적고 다니는 학생도 적다. 민단이 한글 교육에 더 관심을 두고 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본다.

-- 내년 11월에는 20대 총선을 위한 재외선거인 등록이 시작된다.
▲ 불편한 선거제도를 바꾸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현재 중앙선관위는 영주권자들이 등록과 투표를 위해 두 차례 공관을 방문하던 불편을 없애기 위해 '영구명부제'를 도입하고, 추가 투표소를 설치하며, 우편 등록과 귀국투표를 보장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선거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대부분이 그동안 새누리당에서 주장했던 입장들이다. 앞으로 많은 분이 재외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불편한 제도를 정비할 것이다.

-- 새누리당이 국회에 제출한 재외동포 관련 법안은 어떤 것이 있나.
▲ 재외국민에게 주민등록증을 발급하도록 하는 '주민등록법' 개정안, 복수국적 허용 연령을 확대하는 '국적법' 개정안, 동포 자녀에 대한 정부의 교육 지원을 강화하는 '해외 한국학교·한글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 강화 촉구 결의안', 해외 교민 안전 확보 강화를 위한 '재외국민보호법', 유학생도 정부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한 '한국장학재단 설립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해외 영주권자가 거주국 주민으로 지방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해외 거주 대한민국 재외동포에 대한 거주국의 지방 참정권 부여 촉구 결의안' 등이다. 이 가운데 '주민등록법' 개정안은 국회를 통과해 새해 1월 22일 발효된다. '지방 참정권 부여 촉구 결의안' 역시 지난해 6월에 국회를 통과, 일본 의회에 넘긴 상태다. 나머지 법안과 결의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이 발언한 이른바 '통일 대박론'과 관련해 국내외에서 재외동포에 거는 기대가 크다.
▲ 당연하다. 통일 정책은 국민의 지지와 국제적 지지를 얻어야 하고, 북한 주민의 마음을 사야 한다. 특히 국제적 지지를 얻는 부분이 중요한데, 동포들이 거주국 정부와 국민의 이해와 지지를 얻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 북한 주민의 마음을 사는 것 역시 북한의 출입이 수월한 외국 국적 동포들이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700만 재외동포는 통일의 소중한 자산이다. 동포사회가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 중국 조선족과 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의 고려인이 통일에 기여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는데.
▲ 조선족은 중국인이고, 고려인은 러시아인이나 CIS인이다. 이들은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살았다. 같은 체제에서 산 북한 동포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통일 정책을 그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 그냥 북한을 왔다갔다한다고 해서 통일의 매개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민주평통 해외 자문위원들이 우리의 통일 정책을 그들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고, 자문위원들의 역할을 그 방향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다.

--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동포 기업인에 과도한 세금을 부과해 이들의 모국 투자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승은호 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 회장은 아내가 국내에 오래 체류해 국내 거주자로 간주한 사례다. 역외 탈세 의도가 없었는데 결과적으로 엄청난 세금을 물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국세청은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들의 국내 투자는 혜택이 많지만 재외동포들에게는 없다. 재외동포의 모국 투자를 촉진하고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여러 사안을 검토해 법안을 낼 계획이다. 

-- 내년에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 재외국민위원장으로 임명되고 국회 일정 등 때문에 아직 많은 동포분을 만나 뵙지 못했다. 내년에는 큰 선거가 없는 해인 만큼 여건이 허락하는 한 여러 나라를 방문해 동포사회의 현안과 문제점을 파악할 계획이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재외동포 정책에 반영해 나갈 것이다. 

-- 재외동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거주국 주류사회에 진출하는 데 더 힘써야 한다. 미국에서는 연방 상·하원 의원이 더 나와야 한다.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또 재계,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 우수한 한인 인력이 많이 진출하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주류사회에서 뿌리를 확고히 내릴 필요가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동해병기법안이 통과되고, 미국 내 위안부 기림비가 건립된 것은 동포사회가 움직여서 이뤄낸 것이다. 한인의 위상이 더 커져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것을 거주국에서 얻어낼 수가 있다.

-- 새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재외동포에게 덕담 한마디 부탁한다.
▲ 정치가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재외동포들도 많이 심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 새해에는 더 좋은 정치, 국민의 바람을 충족시키는 정치를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또한 재외동포사회의 발전과 권익 향상을 위해 더욱 힘쓰겠다. 더 많이 뵙고 소통해 여러분의 희망을 반영해 나가겠다. 아무쪼록 새해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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