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의사생활 접고 印尼서 사업하는 이동균씨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의사생활 접고 印尼서 사업하는 이동균씨

기사입력 2014.11.30 15:39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건축재 한국서 수입해 유통…"제2 인생 잘나가고 있어요" 

(자카르타=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만난 이동균(57) 씨의 이력이 눈에 확 띄었다. 한국에서 25년 동안 정형외과 의사로 일했고, 지금은 먼 이국 땅까지 날아와 건축 자재를 팔고 있다. 의사에서 장사꾼으로 변신한 것이다.

누가 봐도 잘 연결되지 않는 그의 인생 역정이 궁금했다. 29일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자카르타지회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싱글벙글 웃는 낯으로 '㈜DULSEOK'(둘석)이라는 영문 명함을 내밀며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다"고 털어놓았다.

먼저 '둘석'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두 아들 건석(28), 기석(27)을 뒀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회사를 셋째 아들로 생각해 돌림자를 써서 그렇게 작명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두 아들에 대한 기대와 회사가 번창하게 해 달라는 소망 등이 담겨 있다는 해설도 덧붙였다. 

▲ 이동균 씨 (사진=연합뉴스)

충북 청주 출신인 그는 청주고와 충남대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서울 중구 저동의 백병원과 군 병원에서 각각 정형외과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밟았고 건국대 병원에서 조교수를 하다가 1992년 청주에 '이동균 정형외과의원'을 개업했다. 여느 의사와 비슷한 길을 25년 동안 걸으며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두 아들을 각각 영국과 일본으로 유학 보냈다. 건석 씨는 요크대를 졸업하고 귀국해 군 복무를 마친 뒤 현재 청주시 오창산업단지에 있는 벤처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기석 씨는 메이지(明治)대를 졸업하고 도쿄에 있는 인터넷 광고회사에 취직했다.

 "주변에서는 자식 농사를 잘 지었다고 부러워했죠. 하지만 아들 뒷바라지하느라 정신없이 바쁜 의사 생활은 만족을 가져다주진 않았어요.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없었죠. 오직 앞만 보고 전쟁하듯 시간을 보냈어요."

두 아들이 해외로 공부하러 떠나면서 그는 여유를 찾았고, 자신과 아내의 인생도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나이 50세가 되던 해인 2006년 12월 의사 생활을 과감히 접었다. 그리고 휴식을 위해 아내와 함께 무작정 필리핀 마닐라로 날아갔다. 4년 동안 취미 생활과 운동을 즐기면서 그간의 세월을 보상받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가슴 한쪽에 묻어뒀던 사업을 향한 꿈이 자라고 있었던 것을 깨달았다. 2010년 12월 자카르타로 건너왔다. 1년 6개월 동안 사업 구상을 하며 시장 조사에 나섰다. 그래서 찾아낸 사업이 지붕 마감재로 많이 쓰이는 아스팔트 싱글을 한국에서 수입해 인도네시아 시장에 유통하는 것이었다.

2012년 10월 늦깎이 나이인 55세에 창업했다. 그는 "지금까지 망하지 않고 조금씩 성장하고 있으니 이만하면 제2의 인생도 잘나가고 있는가 아니냐?"고 반문하며 웃었다. 벌써 건축자재 공장을 설립할 부지도 사들였다. 

"의사가 밖에 나가 사업하면 99% 망한다며 주변에서 만류했죠. 왜 사서 개고생하냐고요. 그러나 도전하고 싶었어요. 병원은 내가 없으면 절대 안 돌아갔지만 사업은 내가 없어도 돌아가더라고요. 경영인(CEO)은 회사에서 주인공이 아니라 조연자라는 사업 모토가 직원들에게도 전달된 것 같아요."

그는 '섬기는 리더가 이 시대의 진정한 리더이다', '사람 경영만 하면 자연히 물건은 팔린다', '열심히 노력하고서는 운에 나 자신을 맡겨야 한다. 그래서 나는 늘 나의 꿈은 아직 살아 있다고 생각하며 산다'라고 적은 쪽지를 호주머니에서 꺼내 보여주기도 했다.

"인도네시아는 외국인이 투자 지분을 갖고 대표이사로 사업할 수 있는 비교적 안정된 나라이며 금융시장도 잘 발달해 있어요. 투자 진출하기 좋은 나라가 됐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사업으로 성공할 겁니다."

월드옥타 본부 상임이사 겸 자카르타지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는 그는 '인도네시아 한인 비즈니스클럽' 회원이기도 하다. 또 한인회 산하 문인협회 회원으로 수필과 시를 쓰는 작가로도 활약하고 있다.

<저작권자ⓒ데일리인도네시아 & www.dailyindonesia.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