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鏡 -
시가 있는 목요일
안녕하세요. 박정자입니다.
11월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올 한 해 어떻게 마무리하고 계십니까.
알게 모르게, 따지기에도 거북스러운 마음의 상처를 쌓아 두고 혼자만의 속병을 앓아 본 적이 있으신지요. 그럴 땐 참 답답합니다. 더욱이 상대를 향하던 원망의 화살이 되돌아와 자신의 가슴을 찌를 때는 우울의 극치가 되죠...
어떠세요? 무엇보다 먼저 자신과의 화해로 올해의 마무리를 하시는 거, 자신을 용서하고 다독이면서 화해하는 시간이야말로 혼자만의 속앓이를 치료하는 가장 좋은 처방이 될 테니까요. 그것이야말로 세상과 화해하는 첫 걸음일 테니까요.
상처기傷處記/ 박정자
오늘
아무것도 아닌 일로
상처에 상처를 덧입었다
아무것도 아닌 일이
때로는 나를 외롭게 하고
아무것도 아닌 일이
때로는 나를 아프게 하고
아무것도 아닌 일이
정말로 나를 아무것도 아니게 만든다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입은 상처는
밖으로 드러낼 수 없어
안으로 안으로 숨겨 감추다
심하게 곪아
아무것도 아닌 일이 아닌
때로는
정말 중병이 될 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