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강인수의 문학산책 #89 시인의 힘 - (시인의 재산을 읽고)/강인수 강인수의 문학산책 #88 오늘은 예쁘다/강인수 강인수의 문학산책 #87 풍경/강인수 강인수의 문학산책 #86 달콤한 복숭아, 눈물 한 방울/강인수 강인수의 문학산책 #85 맘모스 빵을 먹습니다/강인수
실시간 문화∙예술기사 강인수의 문학산책 #89 시인의 힘 - (시인의 재산을 읽고)/강인수2025/11/06 12:19 시인의 힘 — (시인의 재산을 읽고) 강인수 육사의 청포도, 동주의 별, 백석의 눈빛을 마음에 품고 사는 일. 유월의 초록을 입에 머금고, 내 것이 된 별을 바라본 쓸쓸한 저녁. 나와 세계 사이를 흐르는 숨결로 스스로를 ... 강인수의 문학산책 #88 오늘은 예쁘다/강인수2025/10/31 17:52 오늘은 예쁘다 강인수 오늘은 예쁘다. 라고 그 말만 되풀이하며 걷는다. 산등성이 노을, 붉은 빛이 번져가고 버스 정거장 앞 나무 그림자가 길게 누워 있다. 벽돌 사이 담쟁이 잎이 모여 산다, 작은 손 잎사귀 더미... 강인수의 문학산책 #87 풍경/강인수2025/10/24 09:32 풍경 강인수 종로를 걷다 보면 이탈리아 식당, 중화요리, 돈가스집 골목마다 다른 맛의 시간이 줄지어 있다. 정오의 햇살 속으로 셔츠 소매를 걷은 사람들이 쏟아져 나온다. 아, 아미드 호텔 건너편, 조그만 한밭 집이 있... 강인수의 문학산책 #86 달콤한 복숭아, 눈물 한 방울/강인수2025/10/16 10:29 달콤한 복숭아, 눈물 한 방울 글. 강인수 복숭아가 무르익는 계절이 온다. 여름밤 달처럼 윤나는, 손만 닿아도 살이 움푹 꺼질 듯한 잘 익은 백도를 이맘때면 장바구니에 채워놓는다. ... 강인수의 문학산책 #85 맘모스 빵을 먹습니다/강인수2025/07/25 12:36 맘모스 빵을 먹습니다 강인수 코끼리 귀를 닮았습니다 나는 방 안에서 거대한 귀 한쪽을 먹습니다 겉은 밀가루를 콩알만큼 체에 내렸기에 오돌토돌, 비 오기 전날 흙길처럼 바스러집니다 말랑해진 속... 강인수의 문학산책 #84 방울토마토/강인수2025/07/18 12:46 방울토마토 강인수 빨간 눈알들이 소쿠리에 담겨있다 햇빛에 반짝이며 제 몸에 열꽃이 피는 줄도 모르고 실핏줄 아슬아슬 터질 것 같이 세상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너희는 오늘도 핸드폰 검색창을 열심히 ... 강인수의 문학산책 #83 오래된 자전거/강인수2025/07/10 22:15 오래된 자전거 강인수 아파트 경비실 옆 오랫동안 서 있는 자전거는 지난봄부터 주인 없이 그 자리에 제비꽃이 되어버렸네 구석에 쳐박혀 시시때때로 빗물 먹어가며 따가운 볕에 익어가는 안장 장바구니 앞에 달고 ... 강인수의 문학산책 #82 땡볕/강인수2025/07/04 13:03 땡볕 강인수 양산을 쓰고 선글라스 낀 이웃집 여자가 땡볕을 피하며 걸어옵니다 골목 저만치 엄마도 걸어옵니다 머리에는 수박을 이고, 한 손엔 가방을 들고 빨간 칼날이 무섭게 정수리 한 곳만 꽂힙니... 강인수의 문학산책 #81 혓바늘/강인수2025/06/26 12:51 혓바늘 강인수 뾰족한 돌기, 붉은 살덩이에 박혀 물 한 모금 마셔도 까슬까슬한 어제 뱉은 의미 없는 농담들 너에게 쏘아붙인 차가운 말 얼음을 핥아버려 수분을 증발시킨 바스러진 관계 혀를 쑥 내밀어 보니 가운데 하얗게 핀 곰팡이 입안은 고독했던 것... 강인수의 문학산책 #80 괜히 그랬다/강인수2025/06/19 18:40 괜히 그랬다 강인수 목줄 찬 강아지 한 마리 주차장에서 주인을 찾아 헤맨다 무심코 머리를 쓰다듬으려 하자 낯선 손길에 멀리 달아난다 경비 아저씨 “방금까지 주인이 찾아 다니던 그 개 인가?” 혼잣말 남기고 ... [칼럼] '자무' – 전통과 현대의 조화2025/06/14 08:27 [칼럼] 인도네시아의 살아있는 유산, '자무' - 전통과 현대의 조화 글: 조연숙 인도네시아를 여행하거나 그 문화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자무(Jamu)'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거예요. 혹자는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주황색 물병을 든 아주머니의 모습에서... 강인수의 문학산책 #79 그 틈 어디쯤/강인수2025/06/12 22:16 그 틈 어디쯤 강인수 수요일이면 아파트 마당 가장자리에 옆구리에 주소를 문신처럼 달고 나온 상자들, 한 끼를 품은 비닐, 입술 자국 남은 병들이 말없이 묶여 있다. 모자를 깊게 눌러쓴 사람들, 지난주의 유품을 들고 나와 분리된 푸... 강인수의 문학산책 #78 내가 나를 훔쳤던 날들/강인수2025/05/28 21:24 내가 나를 훔쳤던 날들 강인수 인도네시아에 살다 보면 마음이 불편하고, 쉽지 않은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관계에서 우리가 현지인보다 우위에 있는 입장이다 보니, 절도 사건이 발생할 때면 인간에 ... 강인수의 문학산책 #77 내 고양이 짱이/강인수2025/05/23 08:36 내 고양이 짱이 계단에서 넘어져 무릎에서 피가 났다 “앙!” 하고 울고 있었는데 어디서 왔는지 길에서 사는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야옹!” 하고 함께 울어주었다 괜찮다며 “야옹!”하고 나 대신 울어주었다 골목길에서 ... 강인수의 문학산책 #76 고백/강인수2025/05/15 07:25 고백 강인수 선생님, 저는 왜 이 나이가 되도록 그날의 복숭아가 자꾸 생각날까요 포장도 안 된 누런 종이봉투 속 말랑말랑 물러 터진 분홍 심장 그걸 선물이라고 드렸었죠. 그런데 선생님은 정말 맛있게 드셨어요. 그게 왜 그리 ... 강인수의 문학산책 #75 나는 비행 중입니다/강인수2025/05/08 21:29 나는 비행 중입니다 강인수 양팔을 벌리고, 공중에서 조용히 순항 중입니다 바람을 거슬러 호흡을 거칠게 내쉽니다 남쪽 나라의 한때 소나기가 갑작스레 내릴 때면 울렁이는 배처럼 잠시 흔들릴 뿐 다시 앞으로 나아갑니다. 하... 강인수의 문학산책 #74 화양연화/강인수2025/05/01 15:38 화양연화 강인수 한자리에 서서 떠나지 않았다 구멍 난 가슴 친구삼아 난세를 이겨낸 찬란하고 아름다웠던 기억이 고운 햇살을 당기는 중 성균관대 교정에서 [사진: 강인수] 시 읽기 ... 강인수의 문학산책 #73 단팥빵/강인수2025/04/24 10:43 단팥빵 강인수 책상 앞에 놓인 편지는 달콤한 시 한 편이었다 너를 읽는 동안 그 옆에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모를 단팥빵을 한 입 베어먹으며 지나간 벚꽃의 계절을 가만가만 씹고 한여름잘 달궈진 돌처럼 맨들맨들 따뜻한 ... 강인수의 문학산책 #72 거기에 내가 서 있다네/강인수2025/04/18 09:31 거기에 내가 서 있다네 강인수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 자유로워라! 자유로워라! 외치는 그대들의 기도가 야자수 아래에서 달콤해지는 곳. 그리고, 날이 저물기를 기다려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자바의 여인들이 ... 강인수의 문학산책 #71 드러남에 대하여/강인수2025/04/12 08:09 드러남에 대하여 강인수 한때는 민소매 원피스를 즐겨 입었지. 둥글고 매끈한 어깨가 봄 햇살에 반짝였지. 포슬포슬 찐 감자 같은 흰 어깨가 예뻐서 작은 새라도 날아와 앉아줬으면 ... 12345678910다음 마지막